Future Briefing


[제6호] 문재인 정부의 주택 정책, 지속가능해야 - 이영한(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2018.02.26



노무현 정부를 답습한 문재인 정부의 주택 정책은 초반전 판정패

문재인 정부는 마치 부동산 정책만큼은 준비한 대통령인 것처럼 취임 직후부터 7차례나 주택 정책을 쏟아 내놓았다. 2017619일 발표를 필두로 82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1024가계부채 종합대책’, 1129주거복지 로드맵등 주택 시장 안정화 정책 시리즈는 지역 지정, 세제 및 금융, 청약 제도와 주택 공급, 불법 단속 등 규제 강화 종합 세트라 할 수 있다. 그 목표는 실수요자 중심 주택이라고 한다. 그러나 취임 이후 8개월 동안의 상황은 불행하게도 역으로 질주하고 있다.

마치 노무현 정부가 밀어붙였던 강남 투기 세력과 전쟁과 같이, 현 정부는 강남 투기 세력을 척결하고자 강남 집값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노무현 정부는 주택, 토지, 세제, 금융에 걸쳐서 부동산 규제 종합 세트를 마련하여 부동산 시장을 전 방위로 압박했지만 한마디로 참패했다. 이 규제 강화 정책이 오히려 역풍이 되어 강남 집값을 80% 상승시켰다.

 

이로 인하여 많은 피해가 발생하게 되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뼈아픈 것은 자가 보유율의 급락이었다. 70%이상 유지해오던 자가 보유율이 200555.5%로 추락하게 된다. 250만가구가 자기 집을 잃고 임대 가구가 된다. 그 이후 자가 보유율은 2008년에 56.4%, 2016년에 56.8%로 개선되지 않고 현재에 이르고 있다. 노 정부의 실책은 정책이 시장을 리드할 수 있다는 우월감이었다고 본다. 전쟁을 벌인다고 해서 승리하는 것만은 아니다. 겸손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주택 가격은 초양극화 경향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전국적으로 주택 가격은 안정화되기는커녕 초양극화 경향마저 보이고 있다. 지방의 주택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고 부산, 경남, 충청 지역에서는 주택 가격이 초토화되고 있다. 이에 반하여 서울의 주택 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강남권은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폭등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주택 가격 동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울의 주택 중위가격 매매 동향을 보면, 20171~4월에는 월평균 175만원씩 상승했으나, 20175~20181월에는 월평균 1,230만원씩 상승했다. 현 정부 출범이후 주택 가격 상승폭은 직전보다 7.0배 커졌다. 또한 주택 중위가격/가구 중위소득(PIR)을 보면 20181월에 14.92017512.8보다 급증했다. 서울에서 중위 소득자가 중위 가격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최근 8개월간 2.1년이 늘어나서 총 14.9년의 총 가구 소득을 모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20171월부터 1년 동안 평균 아파트 매매가 상승액을 보면, 전국적으로 소득 5분위(상위 20%)4,478만원으로 소득 1분위(하위 20%) 상승액 35만원보다 127.9배 더 많다. 서울에서는 소득 5분위가 16,575만원으로 소득 1분위 1,935만보다 8.5배 더 많다. 그리고 서울 소득 5분위의 매매가 상승액은 전국 소득 1분위 상승액보다 473.5배 크다. 1년 동안 소득 분위에 따라서 주택 가격의 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8개월간 주택 시장은 급격히 불안정화되고 주택 가격은 초양극화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주택 정책이 주택 시장에 작동하지 않고 오히려 역풍이 일어나고 있다. 정부 고위 관료들은 그 정책들이 대부분 올해 시행되니 그 효과 여부를 단정하지 말라고 한다. 이들의 안이한 인식에 대해 우려되는 바가 많다.


지속가능한 주택 정책이 되기 위한 제언


주택은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 주택은 민생의 기본권으로 누구나 적정 가격을 지불하고 안정되고 쾌적한 집에서 거주할 권리가 있다. 개인의 자산에서 주택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에 주택 가격의 격차 해소와 형평성이 중요하다. 일본 부동산 버블 붕괴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경험한 바와 같이, 주택 시장의 붕괴는 사회의 안정성에 커다란 위험 요인이 된다. 주택 시장은 수요와 공급 원리가 작동하여 정상적으로 거래되어야 한다. 이렇게 환경성, 형평성, 경제성이 충족될 때에, 그 주택 정책은 지속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지속가능한 주택 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첫째, 주택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주택 시장의 생태계에 기반한 정책이 되어야 한다. 정책이 시장을 이길 수 없다. 주택 시장은 공급과 수요 원리에 기반하며, 경기 상황, 금융, 세제, 구매 심리, 교육, 안보 등 다양한 요인들이 엮어진 생태계에서 움직인다. 부동산 시장은 타이밍에 따라서 움직이기 때문에, 그 정책 추진 시점을 잘 잡아야 한다. 가장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정책은 세제이다. 세제는 주택 시장에 단기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 대책이 못된다. 최근 몇 년간 주택 가격 상승의 주요 요인은 풍부한 유동성이다. 전임 정부는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추어 저금리 융자와 양적 완화했다. 금리와 유동성 관리가 중요하다.

 

둘째, 지역별 주택가격의 초양극화 해소가 현 정부의 최대 과제가 될 수 있다. 현 정부는 강남 집값 잡기에 올인하고 있는데, 더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는 곳은 지방이다. 정책 방점을 서울 강남에서 지방으로 돌리고, 지역별 맞춤형 주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주택 가격은 서울과 지방 사이에 탈동조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방 주택 시장은 유동성 부족과 과잉 공급 가능성으로 가격이 급락될 여지가 많다. 주택 공급을 조정하고 거래세 등 세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 서울에서 가격 급등 지역에는 LTV, DTI 등 금융 규제를 강화하고, 거래세를 낮추면서 보유세 및 초과 이익세를 강화하고, 또한 주택 공급 확대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셋째, 노무현 정부에서 45%로 상승한 세입가구율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세입자 보호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 세입자 비중이 높아지면서, 세입자의 문제가 바로 전체 주택 문제 로 확산되고 있다. 임대 가격 앙등이 집값 급등으로 이어졌고, 좁혀진 이들 가격 차이에서 갭투자와 다주택자들이 양산됐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집값이 올라 세입자들이 쫓겨나지 않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임대가격의 안정화가 매우 중요하다. 세입임대차 계약 갱신 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등을 바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넷째, 5년간 총 100만호를 건립한다는 주거복지로드맵이 아직도 구체적이지 않다. 119조라는 천문학적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어디에 공급할 지가 불분명하다. 곧 공급 과잉이 문제될 수 있는 수도권에 과연 대규모 공급이 가능할지. 100만호에 매달리지 말기 바란다. 좀 적더라도 주거 빈곤층에게 실효적으로 도움이 되고 또한 민간 주택 시장과 상생할 수 있는 공공 주택 공급이 되어야 한다.

 

다섯째, 주택 정책은 철학이 있어야 하고 일관성이 있어야 힘 있게 추진할 수 있다. 청와대 사회수석실이 손을 떼고 국무총리가 범정부 대책을 마련하여 일관되고 책임 있게 추진해야 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협력이 중요하다. 올해 6월 지방정부 단체장 선거에서는 SOC 관련 공약들보다는 주택 관련 공약이 이슈화 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그런 조짐들이 보인다. 그 예로, 최근 서울시가 잠실 J아파트 재건축의 층수를 50층으로 완화한 것을 들을 수 있다. 이 조치로 강남권 재건축 시장은 폭등을 이어갔다. 표를 의식하여 남발된 선심성 공약들은 중앙정부의 정책 추진에 상당한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정부와 여당은, 재탕하지 말고 창의적으로, 주거 복지 실현과 주택 시장 정상화를 위한 지속가능한 주택 정책으로 대전환해야 할 것이다.


※ 이 보고서는 싱크탱크 미래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