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ture Briefing


[제9호] 미투(#MeToo)운동과 성평등 사회를 위한 제언 - 장명선(이화여대 젠더법학연구소 교수)
2018.03.19




들어가며성평등 사회를 위한 미투운동의 의미

최근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의 검찰 내 성폭력피해를 밝힌 후 시작된 미투(#MeToo)운동은 문화예술계, 종교계, 학계, 정치계 등 사회 모든 분야로 확산되는 중이며 앞으로도 지속되어야 할 사회운동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 운동은 지금 시작된 것도 아니고 미국의 미투운동의 후속도 아니다. 이미 오래전 일본군 성노예제로 고통을 당한 김학순 할머니의 커밍아웃에서부터 1980년대 민주화운동의 시작과 함께 여성단체들의 성폭력판례뒤집기’, ‘성폭력피해 당당히 말하기등 반성폭력운동을 지속적으로 해 온 것의 결과이며 그와 맥락을 같이 한다.

이러한 우리 여성계의 노력의 결과로 성폭력특별법 등이 제정되고 관련 법제가 정비되어 왔으나 여성의 목소리가 법에 반영되었다는 것이 여성의 경험이 청취되거나 혹은 정확하게 이해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많은 사건에서 수없이 경험해 왔다. 또한 모든 사람들이 보는 TV 앞에 자신을 다 내 드러내고, 결코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성폭력피해를 말한 피해자들에게 꽃뱀이니 다른 의도가 있느니등 익명성에 기대 피해자에 대한 비난, 책임을 묻는 2차 피해가 심각한 수준이고, 소위 펜스룰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우리의 슬픈 현실인 것이다.

이렇게 여성의 경험이 제대로 이해되지도 신뢰받지도 못하는 이유는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남성중심적, 권력중심적, 억압적, 성차별적인 우리 사회에서 흔히 목도되는 현상이다. 이는 특히 강간, 친밀한 관계에서의 성폭력, 성희롱 등의 사건에서 법 논리를 전개하고 법 언어를 구사하는데 있어 더욱 가혹하다. 한 연구조사의 결과에서 남성조사관들이 성폭력사건에서 가해자 범행수사보다 피해자의 말이 진실인지 조사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항목에 51.5%가 찬성한 결과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또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성폭력에 대한 통념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고정관념에 대한 편견을 생산해 내고 성폭력 피해는 사건 자체 혹은 사건의 발생 등에 대한 판단과 감정, 사건의 심리적, 물리적 영향, 주변의 반응, 사건화 후 각종 형사법적 과정, 성폭력에 대한 사회문화적 통념의 영향을 받고 있다.

따라서 성폭력피해자는 특정 사건으로 인한 하나의 피해가 아닌 이 모든 메커니즘의 유기적 결합에 의해 재구성되는 다층적 피해를 입게 된다. 우리가 보고, 경험하고 있는 성폭력 피해자의 2차 피해는 그들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성차별적 사회인식, 여성의 성적 대상화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연대하여 미투운동을 가해자-피해자, 여성-남성의 대립구도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의 조직문화를 성평등하게 바꾸어 나가는 운동을 전개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성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2차 피해 방지, 피해자 권리보장, 지원정책 강화 등을 위한 관련 법제 정비 및 성폭력 등을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이 구축되어야 한다. 또한 미투운동은 성평등한 사회 실현을 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 같이 해야만 하는 운동이므로 여성연대를 구성하여 앞장서서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 따라서 현재 진행 중인 미투운동을 사회운동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현재까지 국회에서 발의된 성폭력 관련법제의 개정안과 정부의 대응책을 알아보고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미투 관련 국회 입법과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

1) 관련 법 개정 발의안 현황

미투운동이 시작된 후 한 달여 동안 국회에서 관련법제에 대한 개정발의가 많이 이루어졌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개정발의안,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등에 관한 법률개정 발의안 7, 양성평등기본법개정발의안 6, 여성폭력방지기본법발의안 1, 서지현 검사 성폭력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수사요구안 1건 등이 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대한 개정발의안 내용을 보면 제10조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 간음, 강간죄와 간음죄의 형량상향조정 및 공소시효 연장에 대한 것과 경제적 사회적 지위를 이용한 추행죄 신설, 성폭력범죄 피해자 명예훼손죄 적용배제 등에 대한 내용이다.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등에 관한 법률에 대한 개정발의안 내용은 국가기관 및 지자체 공공단체의 장과 종사자의 성폭력 사건 발생 시 신고의무 및 벌칙규정 신설, 성폭력피해자 2차 피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 규정, 성폭력예방교육 확대 실시, 성폭력 상담기구 설치, 성폭력사건 발생 시 여성가족부장관에게 통보 및 재발방지대책 마련, 여성가족부장관의 관련자 징계요청 등에 대한 내용이다.

형법개정 발의안 내용은 주로 제303조 업무상위력 등에 의한 간음죄 형량상향 조정, 형법상 명예훼손죄 삭제, 경제사회적 지위를 이용한 간음죄 신설, 명예훼손죄에서 성범죄 피해사실 적시시 적용배제 등이다. 성폭력이나 성희롱 등과 관련된 양성평등기본법개정발의안 내용은 주로 성희롱사건 발생 시 재발방지대책이나 양성평등교육 강화, 성희롱 사건은폐나 2차 피해 발생 시 여성가족부장관에게 통보,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설치 법적 근거 신설 등의 내용이다.

2) 정부의 대응대책

201838일 여성가족부를 중심으로 정부가 합동으로 권력형 성폭력범죄의 법정형 상향 공소시효 연장추진 둥 직장 및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근절 대책을 발표하였다. 주요 내용을 보면 직장에서의 신고감독 및 권리구제 강화, 문화예술계 특별 조사신고 및 대응체계 강화를 위해 특별신고상담센터 100일간 운영, 피해자지원 강화, 가해자 엄중처벌, 가칭 예술인권익보장법제정, 보건의료 분야 대응 및 가해자 제재강화, 피해자 보호 및 2차 피해 방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무고죄를 이용한 가해자 협박, 손해배상 등에 민형사상 무료법률지원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처분에 대한 법제정비 등, 수사과정에서 피해자 신분 노출방지를 위한 가명조서 적극 활용, 사이버수사 등 엄정대응, 적극적 수사 대응 및 가해자 엄중처벌, 추진체계 강화 등이다.

3) 검토

국회는 짧은 기간 동안 성폭력 관련법에 대한 개정안을 많이 발의하였다. 그러나 내용이 거의 비슷하고 성폭력피해자들에 대한 2차 피해가 심각하다는 것이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며 성폭력피해자들이 오히려 명예훼손죄로 처벌을 받는 경우도 허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리 늦게 관련 법제에 대한 개정 내용이 발의되었는지 아쉽다.

개정내용도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죄 등 미투운동에서 나타난 조항의 내용에 한정되어 있는데 이보다는 형법상 강간죄의 구성요건인 폭행, 협박에 대한 내용, 성폭력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주는 가해자들의 처벌,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 여성폭력예방 및 피해자 구제를 위한 법제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정부의 대응책도 시기적으로 매우 늦게 마련되었으며 내용 또한 미흡하다. 현재 우리 사회의 심각한 성차별이나 성폭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가족부 중심이 아니라 적어도 국무총리실 중심으로 전 부처에서 성폭력이나 성차별에 대한 대응책이 마련되고 시행되어야만 성평등한 사회조직문화 형성이 가능하다고 본다.


나가며성평등 사회를 위한 제언

미투운동은 우리 사회의 성폭력적이고 억압적이고 남성중심주의적인 사회를 성평등하게 혁신시켜 나갈 또 하나의 촛불시민운동이며 이는 우리 사회가 보다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로 나가는 길이다. 이미 성폭력피해자들은 자신들의 모든 것을 내걸고 피해폭력을 말했지만 이에 대한 대응책이 빨리 이루어지지 않아서 2차 피해가 심각하며, 일부에서는 또 다른 정치작용에 대한 염려가 있다. 그러므로 국회는 현재 발의된 관련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와 검토를 하여 법제화하고 정부는 보다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이를 시행에 옮겨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는 현재의 사태를 주시하고 미투운동이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도록 지켜주고 지원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국회에서 관련 법제에 대한 다양한 개정발의안이 나왔으므로 이에 대한 내용을 심의하여 성폭력 피해자 2차 피해 방지 및 2차 피해 가해자에 대한 처벌, 사실 적시 명예훼손죄 폐지, 성폭력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연장, 성폭력, 성희롱 등 예방교육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내용 등이 개정되어야 한다. 또한 미투운동과 관련된 조항의 내용에 대한 개정을 넘어 성폭력을 예방하고 피해자 보호 및 지원을 위한 관련 법제를 전반적으로 광범위하게 검토하고 보다 성평등한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이 방안 도입도 마련해야 한다.

둘째, 성평등한 사회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젠더폭력방지기본법과 차별금지법 등의 제정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성평등 사회 실현을 위해서는 교육부분에서 성평등교육 강화 등이 요구된다. 교육기본법교육이념에 성평등 내용을 규정하고 성평등 교육이 어린이집, 고등학교 등에서 단계별로 충분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넷째, 성평등한 교육의 대상 확대가 필요하다. 특히 교사, 법조인, 경찰, 부모 등을 대상으로 성평등 교육을 실시하고 이를 위한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예비교사를 양성하는 사범대나 교대, 예비 법조인 등을 양성하는 로스쿨, 경찰대학 등에 성평등 내지 젠더법학 교과과정이 개설되어 이들의 성인지감수성을 향상시키고 교장, 교감, 교사, 검사, 판사, 경찰 등의 보수교육이나 연수과정에 성평등 교육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

다섯째, 위상을 갖춘 성폭력 내지 성희롱 신고센터가 설치되어야 한다. 현재 여가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의 특별성폭력신고센터의 위상과 인력만으로 현재의 이 사태를 풀어나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본다. 국무총리실 산하에 성폭력신고센터가 설치되고 그 센터에 법무부, 고용노동부, 문화체육관광부, 경찰청, 국가인권위원회, 여성가족부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직급을 지닌 공무원들이 상주해서 성폭력 내지 성희롱 신고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여섯째, 성평등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가 신속히 설치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성평등 원칙이 국정운영기조가 되어야만 성평등 사회를 이룰 수 있다고 본다. 스웨덴을 비롯한 성평등한 선진국들이 왜 성평등 원칙을 국정운영기조로 삼고 모든 정책의 성주류화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겠는가?


이 보고서는 싱크탱크 미래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