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ture Briefing


[제12호] 인구구조 악화, 적극 대응이 필요하다 - 허찬국 (충남 무역학과 교수)
2018.04.10



 

더 빨라지는 고령화 추세와 생산가능인구 구성 악화

 

최근 통계청은 사상 처음으로 60세 넘는 경제활동인구가 20대 보다 많다는 자료를 발표했다경제활동인구는 취업자와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합한 것이다전례 없이 가파른 인구고령화와 OECD회원국 중 제일 심각한 출산율 저하를 경험하고 있다는 배경을 생각하면 올게 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자칫 희소한 일자리를 두고 세대 간의 쟁탈전을 연상시킬 수 있다.

 

연령별로 인구를 세 개의 그룹으로 나눈다. 15세부터 64세 인구를 생산가능인구라고 한다이들은 경제활동에 참여하여 경제 전체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아울러 이들은 15세 미만의 유소년인구와 65세 이상의 고령인구와 더불어 생산된 물건과 서비스를 소비하는 수요자이기도 하다총 인구와 인구구성의 추세적 변화는 경제의 생산과 소비소득생활수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생산가능인구 규모는 이미 2015년부터 줄기 시작했다최근 통계청 발표는 그 생산가능인구 구성에서 청년층 비중이 줄고 중장년층 비중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신규 청년 구직자 수가 느는 것도 아닌데 청년 실업문제가 심각해 사회적 관심사이다이들은 앞으로 우리나라경제가 얼마나 부가가치를 창출할지 결정할 것이기 때문이다.

 

선진국형 복지국가를 지향하며 한창 제도를 구축하고 지원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고령인구의 빠른 증가는 그 이상의 사회적인 부담증가를 수반한다국민연금이나 사적인 저축 등으로 노후를 준비한 사람들이 있으나 공적 연금의 역사가 짧아 연금 지급액이 많지 않다그나마 이런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도 많다국민복지의 책임을 강조하는 정부의 입장에서 재정 여건이 제약요인이다청년 일자리를 대상으로 하는 정부의 사업들에 상당한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고령화 영향에 대한 OECD국가들과의 비교 

 

생산가능인구와 고령인구가 많고 적음이 장기간에 걸쳐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하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인구구성의 변화가 경제 전체의 소비소득과 같은 주요 변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단순한 가상적 경제모형에서는 소득이 늘었을 때 자녀부양이나 주택마련 등 큰 씀씀이가 없는 고령자는 젊은 사람에 비해 저축보다는 소비를 더 많이 할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한계소비성향이 노년층이 높을 것이다.

 

이런 예상이 실제로 맞는지는 자료를 확인해 보아야 한다우리나라에서 지난 10년 간 가계들을 대상으로 자세히 조사한 자료를 분석한 것을 보면 고령화가 오히려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음을 알 수 있다예를 들어 가구주의 나이가 50대 및 50대 초과인 가구가 늘어난 것에 비해 해당 가구들의 소비지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인구가 는 것만큼 증가하지 않았다.

 

우리와 비슷한 인구문제를 안고 있고우리에 비해 공적부조와 조세부담이 더 많은 선진국들의 경우는 어떨까경제 전체의 소비와 근로소득에 생산가능인구와 고령인구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더 체계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한국과 일본을 포함하는 20개 OECD 국가들의 2016년까지 약 40년간의 연간 자료를 이용하여 분석해보았다.

 

소비의 경우 평균적으로 생산가능인구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추정 모형에 따라 부호가 바뀌며 확실치 않은 것에 비해 고령인구는 일관성 있게 부(-)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관측되었다근로소득의 경우 소비에 비해 인구비율의 역할이 뚜렷치 않으나 대체로 생산가능인구와 고령인구는 각각 정(+)과 부(-)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관측되었다소비에 비해 근로소득의 경우 국가들 간 고령화와 인구구성 요인이 근로소득에 미치는 영향에 편차가 크다는 의미이다.


고령화 영향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비교

다음으로 우리나라와 일본을 비교해 보자먼저 전체 인구 추세를 보면 일본의 총인구는 1975년 1억 1200만 명에서 2010년 1억 2800만에서 정점을 찍고 점차 감소하여 2016년에는 1억 2599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같은 3개년도 한국의 인구는 각각 3528, 4955그리고 5125만 명으로 아직까지 완만한 증가세로 보인다.

 

아래 그림은 양국의 생산가능인구와 고령인구의 비율을 보여주고 있다오른쪽 그림에서 보듯이 일본의 고령화는 한국보다 비중이 높고 증가세도 가파르다왼쪽 그림에서 볼 수 있는 생산가능인구의 비율도 1990년대 초부터 계속 떨어지고 있다우리나라의 경우 증가세가 둔화되었으나 아직 하락하고 있지 않다.

 


 

첫째생산가능인구와 고령인구가 소비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가를 보면 일본의 경우 두 변수 모두 정(+)의 방향의 영향을 미친 반면한국의 경우는 부(-)의 방향으로 영향을 미쳤다일본의 경우 감소하는 생산가능인구는 소비를 위축시켰으나 고령인구의 증가는 소비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된다두 상반되는 효과를 비교했을 때 생산가능인구비율이 고령인구비율보다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우리나라의 경우 미미하게 증가세를 보이는 생산가능인구나 더 뚜렷이 증가세를 보이는 고령인구 모두 소비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결과를 보였다.

 

한국의 경우 생산가능인구에 포함되는 20대부터 50대 세대는 보육교육주거 등의 부담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여기에 더해 50대 이상 중장년층은 노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이 미흡한 현실에 대비하여 소비보다는 저축을 늘리고 있다새로 고령인구에 진입한 인구의 경우 사적인 노후대비가 부족한 가운데 경제활동이 중단되며 소득이 현격히 낮아진다아울러 제공되는 공적 부조가 미미하기 때문에 소비가 그 이전에 비해 줄어들게 된다.

 

둘째, GDP에서 차지하는 근로소득의 비중에 미친 두 인구 변수의 효과를 보면 일본의 경우 두 변수 모두 부(-)의 효과를 보이나 고령인구 비율의 효과가 더 뚜렷했다반면 우리나라의 경우는 생산가능인구비율은 뚜렷한 정(+)의 효과고령인구비율은 약한 부(-)의 효과를 보였다이런 패턴은 일본의 근로소득의 비중이 장기간에 걸쳐 완만하게 하락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따라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고령인구비율은 부정적으로상승세를 보여 온 생산가능인구비율은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10~20년에 걸쳐 우리나라의 인구구성은 일본을 답습할 것이다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한국보다 앞서 진행된 일본의 경우에 비추어 보면 향후 본격적 생산가능인구비율 하락은 소비감소로 이어질 것이다아울러 고령화는 근로소득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중장년층의 일자리 마련으로 노후대비 적극 지원해야

 

정책적 시사점을 생각해 본다한국전쟁 이후 출생해 고도 성장기에 국가발전의 역군으로 역할하며 인구 보너스(Bonus)를 제공했던 베이비부머들이 노인기에 접어들며 경제에 부담이 되는 인구 오너스(Onus)로 전환하고 있다그런데 그동안 공적연금 등의 사회보장제도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던 결과로 2016년 현재 65세 이상 인구의 노인 빈곤율은 OECD 회원국 중 제일 높다공적부조 증가는 불가피하다먼저 고령인구에 대한 고령화 전 단계즉 아직 생산가능인구에 속한 중장년 인력이 소득 창출을 도와야 한다가능한 한 본인의 노력으로 노령화에 대한 대비를 할 수 있도록 최대한 도울 필요가 있다.

 

청년들의 구직난이 심각해지면서 중장년의 정년 연장퇴직 후 취업 등이 청년층 일자리를 빼앗는 것으로즉 중장년과 청년 간 이전투구(泥田鬪狗)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은데 잘 못된 것이다노동수요가 고정되어 있다고 보는 견해를 노동총량(Lump of labor)설이라고 한다물론 교사와 같이 수학연령 수에 따라 일자리 총량이 제한된 경우도 있다하지만 이런 경우는 매우 제한적이다실제로 영국에서는 1970년대 말 청년층의 높은 실업률이 고령 근로자들의 노동시장 잔류 때문이라는 인식으로 59세 여성과 65세 남성을 퇴직시키는 정책을 시행했다하지만 기대했던 정책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이제 노동총량설의 반대 견해가 확고한 선진국의 주류 시각이다

 

국내의 관련 연구결과들도 중고령층의 고용률 증가가 오히려 청년층 고용률의 증가를 유발하는 보완관계에 더 가깝다고 하고 있다. 실제로 청년과 중장년들 일자리 업종이나 종류가 확연히 분리되어 있다. 2015년 직종별 구직자 자료를 보면 29세 이하의 구직자들은 약 33%가 경영·회계·사무관련직 일자리를 찾았다이에 비해 50대 이상의 구직자들이 몰린 곳은 경비청소관련직그 다음 음식서비스 관련이었다. 50대 구직자의 9.3%가 20대 구직자 선호 직종에서 구직해 약간의 중첩이 있었다직종뿐만 아니라 청년층과 장년층 일자리는 임금수준계약기간고용형태 등에서 다른데 장년층이 훨씬 열악하다.

 

한 마디로 장년층 근로자들이 청년층이 기피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공적사적 노후대비가 모자란 장년층 근로자들의 눈높이는 바닥 수준인 탓이다장년층 임금이 낮은 것도 문제이나 의료보험 등 코 앞 노후대비에 대한 지원이 모자란 것이 큰 문제이다장년층이 최대한 자력으로 노후대비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향후 생산가능인구의 고령인구 부양부담을 더는 의미가 있어 세대 간의 혜택과 부담의 공정한 균형을 해치는 것이 아니다.

 

현재 청년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을 직무별로 좀 더 정치하게 수정하여 중장년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업무에는 중장년 인력을 활용해야 한다임금피크제와 단축근로제로 사용자의 인건비부담을 낮추되 근무기간을 몇 년 더 연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현재 60세 이상이 제일 많이 종사하는 경비·청소 관련직에 단순 경영·회계·사무관련 직종에도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중장년의 경우 경쟁력 제고를 위해 임금을 낮추는 대신 고용주가 부담하는 사회보장분담금을 정부가 대신 지불하는 독일의 고령자를 위한 결합임금(Kombilohn)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아울러 10여 년 전에 시작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일본의 실버인재센터의 성공 요인을 꼼꼼히 분석하여 장년 맞춤형 파견일자리 사업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아울러 저임 일자리도 필요한 경우가 있음을 인정하여 현행 일률적 최저임금을 다양하게 해야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독자적 경제활동이 어려운 노령인구 중 취약계층을 우선 선별하여 정부의 공적지원을 늘려가는 방식이 적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희소한 재원의 효율적 사용과 더불어 이를 통해 무차별적인 공적지원이 젊은 세대로부터 인기영합 정책이라는 반감을 불식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 이 보고서는 싱크탱크 미래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